로마인 이야기 -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이병박 이명박 가카

Books 2009. 4. 20. 22:41

요즈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를 짬짬이 다시 읽어 보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제 5 권, "율리우스 카이사르 - 하" 를 읽고 있다. 역사서를 읽게 되면 현재의 우리가 처해 있는 모습들을 돌이켜 보게 되는 모양이다. 정치에는 일절 관심이 없었던 어릴적에는 지금과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었지만, 요즈음은 시국도 시국이려니와, 어느 분께서 참으로 많은 아름다운 일들을 저지르고 계시기 때문에 정치에 관심이 없을래야 없을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한결 더 책에서 그려지는 "천재" 정치인인 카이사르에 대해 고개가 주억거려질 수 밖에 없나 보다.

특히 오늘 읽었던 부분 중에 다음과 같은 부분이 있다. 발췌하자면,

키케로는 카이사르의 관용정신을 거부하고 자결의 길을 택한 카토를 칭송하는 "카토"를 간행했다. 그러자 카이사르는 이 책이 세간에 주는 영향을 염려하여 "안티 카토"라는 제목의 반론을 발표했다. 키케로의 "카토"를 판금시킨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반론을 쓰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종신 독재관에 취임한 기원전 44년 2월 이후에도 밤이면 포로 로마노 건물벽에 카이사르를 비난하는 대자보가 나붙었지만, 그는 필자를 추적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었다. ... 카이사르는 '살생부'를 만드는 것조차도 거부했다.... (자신에 대항해 전쟁까지 치루었던 반대파의 사람들에게도) 귀국을 허락하고, 본국에서 옛날처럼 사는 것을 허락하고, 전과 마찬가지로 원로원 의석도 주었다.... - 제 6 장 "원숙기" 중 "불만을 품은 사람들" 가운데서 발췌.

물론, 카이사르이기 때문에, 역사에 남은 뛰어난 정치인이기 때문에 이와같이 반대파의 사람들이 뭘 하든 용인하는 것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항상 '자신이 자신의 신념에 충실하게 행동하도록 노력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 또한 그 사람의 신념에 충실하게 행동하는 것이 당연하다. 비록 그 신념이 자신의 신념과 다르더라도 그것은 인정해 주어야 한다' 는 식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 얼마나 당연하지만, 현재의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야기인가.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언론사에 관여를 하고, 압력을 행사하며, 인터넷 실명제를 하고, 단순한 인터넷 논객에 지나지 않는 미네르바라는 사람을 잡아 들이는 등 고대의 저 정치가와는 참으로 극적인 차이를 보이는 정치를 하고 계신다.

그렇게나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자신이 없을까?

내, 가카께서 하신 일들 중, 서울시 버스전용차선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거기서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그 결정과 이행이 독단적으로, 충분한 설득과 이해의 과정 없이 "강행" 된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의 대운하도 그렇다. 벌써 소리 소문 없이 첫삽을 뜬 것처럼 보인다.



역시, 내 글에는 논점이 없다. 또다시 삼천포로 빠지고 말아버렸는데, 아무튼, "현재의 대한민국을 보고 있자니 답답하고 한심하고 우울하기 그지없다." 라는 게 요점이다. 글쓰기와 생각정리의 연습을 더 해야겠다.


우리가 국민학교때 배웠던 "언론, 집회, 결사의 자유" 는 다 개소리란 말인가? -_-;; 차라리 계엄령을 선포하지.


-- 그분의 퇴임까지 1703일 남은 2009년 4월 20일 밤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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