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티마우스 분해해서 청소하기

Computing 2010. 3. 30. 23:50

애플 유저들 사이에서 흔히들 "회색 콩의 저주"라고 불리우는 마이티 마우스의 트랙볼 문제가 있다.

트랙볼에 때가 끼어서 스크롤을 할 수 없는 상황인데, 트랙볼을 빼 내어서 청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결국 사용하던 마우스를 버리고, 새 마우스를 살 수 밖에 없는, 무서운 저주인 것이다.

사무실에서 사용하던 내 마우스도, 잡기 전 항상 손을 정갈하게 하고서 사용하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주기적으로 물티슈로 목욕도 시켜 드려 왔건만, 근 2 년 만에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버렸다. 아무리 A4지에 문대고, 물티슈로 꼼꼼하게 닦아 주어도 살아날 생각을 하지 않으신다. 그래서 http://www.applematters.com/index.php/gallery/category/C4/ 이 사이트의 사진을 보고 마이티마우스를 분해해서 청소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주 힘들(!)었지만, 15분 가량의 분해 및 조립 작업 끝에, 아주 새 것처럼 산뜻한 트랙볼 스크롤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이번주 내로 사진을 찍어서 분해시, 그리고 조립시 주의점을 자세히 설명해 보려고 한다.

아~~~ 산뜻해!!

그러나 이것도 잠시... 위,아래,오른쪽 스크롤은 잘 되는데 이번에는 왼쪽 스크롤이 안된다. 필시 4개의 롤러 중 하나가 운명을 달리한 듯 하다. 롤러에 보면 볼과의 마찰력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엷게 고무 같은 것이 발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거기에 오공본드로 본드질을 좀 해서 보충시킨 후 다시 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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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재를 칠할 경우, 균일하지 않는 스크롤감으로 인해 오히려 더 불편했다.

저주받은 회색콩이 되는 이유는 아래에서 보겠지만, 내부의 해머(?)의 손잡이에 발라져 있는 패드(?)가 닳아서인 것으로 추정되며, 본드 등으로 보충해 봤자 허사다. 닳은 해머를 잘 쓰지 않는 쪽의 생생한 해머와 바꾸어 줌으로서 자주 쓰는 스크롤이나마 잘 되게끔 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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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분해법을 사진과 함께 알아보자.


1. 고무 링을 분리하는 것이 위에서 언급한 사이트의 첫 단계였는데, 분해 해 보니 회색의 고무 링은 분리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아무튼, 분해해 버렸으니 사진은 싣는다. 그림처럼 넓직한 쇳조각을 과감히 틈새에 찔러 넣은 후 조심해서 들어 올리면 쉽게 분해된다. 일자 드라이버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아래 사진과 같이 도구를 회전시켜서 고무링을 들어 올리면 보다 쉽고 안전하게 분해 가능하다.



2. 이번에는 흰색 프라스틱 링을 분해할 차례인데, 이녀석은 접착제로 마우스 상판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분해하는 데에 힘이 좀 든다. 게다가 프라스틱 재질이라 두동강 날 위험도 있으므로 과감하면서도 섬세하게 작업을 해야 한다.

우선, 양 사이드 부분을 들어올리고 난 후, 긴쪽의 머리와 꼬리를 들어올리면 대개 무난하게 두동강 나는 일 없이 분리가 가능하다. 위에서 언급한 사이트에 가면 비극적으로 두동강난 프라스틱 링의 사진을 볼 수 있으니 한번 확인한 후 경각심을 가진 상태에서 작업하도록 하자.



두 개의 링을 모두 분리한 모습이다 :



이번에는 마우스 바닥의 뚜껑을 열 차례이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지렛대를 이용해서 들어올리면 '탈칵'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마우스가 입을 벌리게 된다.


아래는 입을 벌린 사진 :


위 사진에 적어 두었듯이, 마우스의 내부에 힌지가 있어서 위 사진에 표시한 부분을 축으로 입을 벌리게 된다.

그래서 상판을 분리할 때, 힌지가 부서지지 않도록 아래 사진에서 화살표로 표시해 둔 부분을 손가락으로 살짝 누르면서 상판을 들어 내면 가볍게 분리가 된다. 주의할 것은, 상판과 하판이 FPCB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상판을 떼었다고 좋아하면서 급하게 상판을 멀리 떼어내어 버리면 마우스를 버려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상/하판을 서로 완전히 분리하기 위해서 하판에 꽂혀 있는 FPCB를 소켓(?)에서 분리해 낼 차례인데, 나중에 조립할 때를 생각해서 네임펜이나 매직 등으로 좌/우를 미리 표시해 두는 센스를 발휘해 보자. 아래 사진을 참조한다 :



아, 그리고 FPCB는 무식하게 힘으로 빼도 되지만,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소켓(?)을 살짝 들어올리면 헐렁하게 빠지기 때문에 무리해서 힘으로 빼지 말자. 물론, 조립할 때에도 소켓의 입이 벌어진 상태에서 FPCB를 집어 넣고, 입을 닫으면 부드러운 FPCB에 손상을 가하지 않고 삽입이 가능하다.


FPCB 가 두 개가 있는데 모두 같은 요령으로 분리.

아래 사진은 입을 완전히 벌린 소켓(?).



상/하판 분리가 끝나고, 문제의 근원인 저주받은 회색콩이 누워 있는 곳이 드러났다 :



작은 드라이버를 이용해서 나사못을 풀고 나면 아래 사진과 같이 회색콩을 볼 수 있게 된다. 정말 정밀하게 되어 있는데, 이걸 틀림없이 사람이 조립할 텐데, 이렇게 정교한 구조로 되어 있어서 생산 능률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놈의 마우스가 그렇게 비싼 건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사진에 보이는 검정색 롤러는 자석이라서, 철제 드라이버를 이용하면 손쉽게 다룰 수 있게 되어 있다.

아마도 트랙볼(회색 공)을 돌리면 자석으로 된 롤러가 돌고, 거기 따라서 전류가 발생해서, 입력을 감지하는 원리인 듯 하다.




이제, 회색콩과 롤러들을 제 자리에 위치시켜서 고정하고 있는 흰색 캡을 분리할 차례이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캡을 들어 내면 콩 아래에 존재하는 스프링때문에 콩이 날아가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손가락으로 흰색 캡을 눌러준 상태에서 캡을 들어 올려야 한다. 아래 사진처럼 드라이버를 이용해서 윗쪽으로 살짝 들어올리면 가볍게 틱 소리가 나면서 분리된다 :



흰색 캡을 들어낸 후의 모습. 위의 사진(두개 위의 사진)에서는 롤러의 검정 자석이 벽에 있는 쇳조각에 붙어 있지 않지만, 캡을 들어낸 아래의 사진에서는 캡이 분리된 이후라 벽에 있는 쇳조각에 가서 찰싹 달라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검정색 롤러는 자석이라 철제의 드라이버에 아래 사진처럼 착 달라붙는다. 롤러들을 하나씩 들어 내서 조심스레 때를 닦아 주자. 회색콩도 정갈하게 닦아 주자.



위 사진의 롤러 중 하나에는 내가 공작용 본드로 패드에 보강을 했는데,.... 소용 없는 짓이었다. 정말 균일한 두께로 보강할 자신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보강하지 않도록 한다.


이제, 청소가 끝났으면, 마우스를 조립할 차례이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만,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으니 그것만 설명하고 마치도록 하겠다. 아래 사진에서 보다시피 흰색 캡에는 방향이 있다. 그래서 어느 방향으로 캡을 씌워야 할지는 쉽게 알 수 있다 :



문제는 캡을 씌울 때 각각의 롤러를 제자리에 잘 넣어야 한다는 것인데, 캡을 자세히 보면 아래 사진처럼 되어 있다 :


위 사진에서 화살표로 표시한 부분이 캡을 다시 씌우면서 망가지기 쉬운 부분이므로 극도로 조심해서 캡을 씌워야 한다.


캡을 씌운 다음 잘 씌워졌는지, 위의 화살표로 표시한 다리들이 구부러지지 않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저 다리중 하나가 제자리에 들어가지 않고 부서지거나 구부러지면, 콩을 굴릴 수 없거나 굴려도 롤러가 돌아가지 않아서 마우스를 버릴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흰색 캡의 다리 사이의 공간에 롤러의 손잡이 부분이 정확하게 들어가 있어야 한다.



중요 부분을 좀 더 확대해서 보도록 하자 :



반드시 롤러 네개가 모두 위 사진처럼 제대로 자리잡아 들어갔는지 확인하도록 한다.


이렇게 해서 트랙볼 집(?)의 조립이 끝났으면, 아래 그림처럼 트랙볼 집의 FPCB만 마우스 하판에 끼운 후 마우스를 맥에 물려서 스크롤이 잘 되는지 확인한다. 만약 원하는 방향의 스크롤이 안되면, 다시 분해한 후, 롤러를 스크롤이 잘되는 쪽의 롤러와 교체한 후 조립하고, 스크롤을 확인해 보면 되겠다.


참고로, 트랙볼을 돌렸을 때 손가락이 움직이는 방향에 있는 롤라가 돌아가게끔 되어 있다. 즉, 힘을 받는 쪽 롤러가 돌아가는 것인데, 예를 들어, 손가락을 윗쪽으로 해서 볼을 돌리면, 윗쪽 방향의 롤러가 돌아간다.


원하는 방향의 스크롤이 고쳐졌다면, 이제 남은 것은 조립 뿐.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므로 나머지는 알아서 하시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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