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situation / Weezer

Music/Others 2008. 5. 20. 20:31
Perfec situation / sung by Weezer.

from their "Black" album, Make Believe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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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무슨 가사가 -_- ooooo 이렇게...
ㅋㅋ

영화에 삽입된 인상적인 음악은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좀체로 잊혀지지 않는다. 한동안은 계속 음악이 흐르던 장면과 함께 머릿속에 떠 오르기 마련.

평소에 줄기차게 듣는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이 경우엔, 영화의 단편적인 장면이나 스토리와 함께 기억되는 영화 삽입곡들과는 달리 한창 그 음악을 듣던 시기의 감정 상태와 음악 자체가 주는 분위기가 섞여서 매우 표현하기 힘든 그 어떤 느낌과 함께 기억된다는 것이 영화 음악과 다르다.

길지 않은 젊은 날이었지만, 나에게도 질기게 머릿속 한 구석에 남아 있는 음악이 몇몇 있다.
그것들은 가슴이나 대뇌 어딘가에 널부러진 감정 찌끄러기의 더미 위에 책장 위의 먼지처럼 앉아서 완전히 잊혀진 채로 있다가 몇년 후에 문득 듣게 되는 음악의 파동에, 훅 불면 일어나는 선반 위 먼지처럼, 그때의 감정과 함께 인식기관으로 다시 돌아온다.

감정이라기보다 분위기, 감상, 느낌, 심적 상태, 아련함, 그리움, 시원함, 불안함 등과 같은 오만가지 것들이 한꺼번에 섞인 어떤 "정수" 라고 하는 것이 더 알맞은 말이겠다. 봄 골짜기에 아카시아 향기마냥 기분좋은 바람을 타고 기억나든, 장마철 하수구의 퀴퀴한 냄새가 올라오듯 스믈거리며 올라오든, 카메라 플래쉬의 섬광이 터지듯 놓칠 수 없는 찰나가 되었든, 당시의 아련함을 불러 일으킨다. 육체는 현재에 있되, 그 외의 것은 얇게 퍼져서 과거의 시간에 뉘이게 되는 것이다.

참으로 신기게도, 노래에 의해 연상된 당시의 아련함(아련함이라고 해 두자) 을 상기하는 것과는 전혀 달리 당시의 상황, 인물, 사건과 같은 "사실" 들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와 같은 음악들 중 하나가 바로 이 곡이다.

문득 저녁을 먹고 이어폰을 꽂는 순간, 섬광과도 같이 정신이 마비되었다.
언제였지,
그게...
언제였을까...
그때 내 주변엔 누가 있었을까...

오늘 밤에는 기억을 더듬으러 싸이월드를 둘러 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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