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것이 좋아

잡동사니 2008. 5. 10. 04:35
얼마나 오래 전인지는 기억이 매우 흐릿하지만, 김민희라는 배우(?)... 라고 해야 할지 모델이라고 해야 할지 아리송한 처자가 TV 화면에 좀 어른거리던 때가 있었다. 바람불면 날아갈 것 같은 마른 체형과 이상하게 끌리는 얼굴때문에 처음에 좀 관심을 가졌다가, 엄청난 내공의 국어책읽기 대사를 보고선 그냥 '훗 -_,-' 하는 실소를 자아내게 했었던 탤런트이다. 잠시 브라운관에서 보이는 듯 하더니 어느샌가 사라져버렸었다.

정말 심심하던 차에 시간 죽이기 용으로 볼만한 영화가 없는지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뜨거운 것이 좋아"를 봤다. 물론, 원더걸즈의 영향이 없었다고는 못하겠다. 약간 므흣 *-_-* 한 것을 하나도 기대하지 않았다고는 못하겠다. 아무튼,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깜짝 놀랐다.
"용의주도 미스 신"을 본 직후에 보아서 더욱 놀랐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용의주도 미스신은 정말 용의주도하게 개판으로 만든 영화였다. 예슬쒸~~~ 시나리오 좀 보고 골라서 출연하셈. 물론 지금이야 그럴 형편이 아니기도 하겠지만...;)

처음에 담배를 빡빡 피면서 꽥꽥거리는 모습을 보고는 "어라,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캐스팅 목록에 김민희가 있었던 것을 상기해 내고는, "아하, 김민희였네" 라고 생각했다. (주연이다! 주연! 포스터를 보니 한 가운데에 떡 있구나!)

뜨거운 것이 좋아


영화를 계속 보면서

'이 김민희가 그 김민희 맞나? 동명 이인인 연기 잘하는 신인인가? 설마~ 에에에???'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영화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알고 봤더니 "싱글즈" 와 감독이 같았다).
이미 내 나이가 영화에서 그려지는 주인공의 연령대보다 훨씬 더 많아져서 그런지, 큰 울림은 없었지만, 저만하면 약간 모자란 수작정도는 되겠더라. 무엇보다, 김민희라는 탤런트가(이제 배우라고 해도 될려나?) 이만큼 컸구나 하는 걸 볼 수 있어서 반가운 영화 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