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용어 정리 - 초점 거리, 망원 렌즈, 광각 렌즈

사진기 2010. 5. 25. 01:54

최근 구입한 gf1 으로 인해 카메라에 많은 궁금증이 생겼고, 나름대로 그 궁금증을 잘 풀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알게 된 자투리 정보들을 정리할 차례.

웹을 찾아보거나 책을 보면 알기쉽게 설명된 자료도 많이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내가 똑같은 정보를 이곳에 포스팅하는 것은 중복된 정보의 반복으로 인한 쓰레기 정보의 양산에 지나지 않는 일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딱히 할 일도 없는 처지에, 재미삼아 정리해서 중복되는 정보를 웹상에 몇페이지 더 추가해, 사진과 관련된 내용을 검색하는 네티즌(!)을 더 혼란에 빠뜨려야 하겠다.

초점거리의 개념과 망원 렌즈, 광각 렌즈의 개념은 단어만 들어도 이해될 만큼 쉬운 개념이지만, 아주 정확하게 이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적었다.

초점 거리는 쉽게 말해서 렌즈로부터 그 렌즈를 통과한 빛이 한 점에 모이는 점, 즉, 초점까지의 거리이다. 이처럼 동어 반복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쉬운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렌즈에 대해 이야기할 때, "14미리 렌즈", "80mm 렌즈" 와 같이 이야기를 하는데, 여기서 "몇 미리" 라고 하는 것이 바로 초점 거리이다.

"표준 렌즈 (Normal Lens or Standard Lens)" 는 사진을 찍은 결과물의 원근감, 시야각이 사람이 가장 "자연스럽다" 고 느끼게끔 나오는 렌즈이다. 즉, 이 렌즈로 찍은 사진은 육안으로 보는 장면과 가장 흡사한 장면을 보여 준다. 35mm 카메라 (여기서의 35mm 는 렌즈의 초점 거리가 아님) 를 사용할 경우, 45mm 혹은 50mm 렌즈가 표준 렌즈의 초점 거리가 되겠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gf1 같은 micro four thirds 카메라는 22mm 렌즈. 캐논의 EOS 400D 처럼 APS-C 카메라는 27mm 정도의 초점 거리를 가진 렌즈가 표준 렌즈가 된다. 이와같은 기종에 따른 표준 렌즈들의 초점 거리의 차이가 왜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뒷부분에서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표준렌즈보다 초점 거리가 짧은 렌즈들을 "단초점 렌즈", 긴 렌즈들을 "장초점 렌즈" 라고 일반적으로 부른다.


초점 거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에 그림을 그려 보았다 :



그러면, 이제, 초점 거리가 사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보도록 하자. 가장 확연하게 눈에 띄는 영향으로는 렌즈에서 동일한 거리에 있는 물체를 찍을 때, 한 화면에 들어오는 범위가 다르다는 것이다. 아래 그림을 보자 :



따라서, 같은 거리에서 사물을 찍을 때, 초점 거리가 긴 렌즈는 사물의 비교적 좁은 부분만 찍히는 반면, 단초점 렌즈는 비교적 넓은 부분이 찍힌다.그러면 이제, 단초점 렌즈를 "광각렌즈" 라고도 하는지 쉽사리 이해가 될 것이라 믿는다. 초점이 짧을수록 화각이 크니까 그런 것이다.

아래의 두 사진은 피사체와 동일한 거리에서 각각 표준 렌즈 (20mm), 장초점 렌즈(45mm)로 촬영한 사진들이다. 같은 위치에서 찍은 사진이, 사용한 렌즈의 초점 거리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찍히는지를 확인해 보자. 히메지 성 초입에서 찍은 천수각의 사진이다 :

20mm 렌즈 (135 로 환산시 40mm) 로 촬영한 히메지성


45mm 렌즈 (135 로 환산시 90mm) 로 촬영한 히메지성



초점 거리에 따른 변화는 피사체의 범위 뿐만 아니라 사진에 나타나는 원근감 (perspective) 에도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단초점 렌즈일 수록 원근감이 극적으로 표현되고, 장초점 렌즈일 수록 원근감이 밋밋하게 표현된다. 아래 사진을 비교해 보면 차이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광각렌즈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표준 렌즈로 찍은 사진과 인물을 찍기 적합할 정도의 망원렌즈로 찍은 사진을 비교한 터라 약간 아쉬움이 있지만 초점 거리에 따른 원근감의 차이는 충분히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20mm 렌즈로 촬영

45mm 렌즈로 촬영

위의 두 사진은 각각 20mm 렌즈와 45mm 렌즈로 동일한 장소 (육교 위) 에서 촬영한 고베 시가지이다. 그림에서 확연하게 드러나듯이 초점 거리가 짧을 수록 멀리 있는 물체는 더욱 멀리 있는 것 처럼 찍히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광각 렌즈 (10mm 정도의) 가 있어서 그 렌즈로 사진을 찍었다면 원근감은 더욱 더 극적으로 되어서, 정면에 보이는 흰색 건물은 거의 점처럼 찍히는 대신 좀 더 넓은 범위의, 20mm 렌즈에 찍히지 않은 부분의 풍경까지도 찍혔을 것이다.


이 외에도 초점 거리는 사진의 "심도"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심도는 하도 영향받는 요소가 많아서 (초점 거리, f 값, 피사체와 렌즈와의 거리) 다음 기회에 자세히 다루도록 한다. 다만, 초점 거리가 짧을 수록 사진에 표현되는 심도는 상대적으로 깊어진다는 것만 이야기해 두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자, 그럼 이제 초점 거리의 개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했고, 초점 거리에 따라 사진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확인했으므로, 이 글을 쓰기 시작한 동기가 되었던 아래의 문장을 해석할 준비가 되었다 :

"gf1 에 딸려 나오는 20mm 렌즈는 필카로 환산하면 40mm 렌즈와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자세한 것은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므로 다음 기회에 계속해서 적기로 하고, 이만 여기서 포스팅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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