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s in B minor BWV 232 : Credo in unum Deum / J.S.Bach

Music/Classical 2009. 5. 26. 14:32

인류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곡들 중 하나라는 바흐의 b 단조 미사.

그 중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곡이다.

필립 헤레베레(?)의 b 단조 미사 두번째 씨디를 넣고 플레이하면 가장 처음에 연주되는 곡으로써, 경건함과 외경스러움을 고루 가지고 있다고 느껴진다.

중세 유럽의 외진 산에 세워진 작은 수도원에 딸린 예배당이 있다. 대규모 바실리카나 Cathedral 과는 또 다른 느낌. 어둠침침한 가운데, 벽 높이 줄지어 늘어선 창을 통해 채광이 이루어지고, 실내로 들어오는 빛살들을 그대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그런 예배당.

이 곡을 듣는 순간 내가 그런 예배당의 중앙에 서 있는 가운데,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성가대가 하는 합창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Cologne Cathedral, 2005


<< 독일의 쾰른 대성당에서 찍은 사진이다. 셔터 스피드를 조절해서 카메라에 들어오는 빛이 좀 많은데, 실제로는 훨신 어둠침침하다.>>



<< "Credo in unum Deum," from the 2000 performance of the Mass in B minor (BWV 232) for the conclusion of Bachfest 2000, in honor of the 250th anniversary of the composer's death.

From the St. Thomas Church, Leipzig, Germany
Thomaskantor Georg Christoph Biller (the 16th since Bach)
The Thomanerchor
The Gewandhausorchester Leipzig
>>

위 클립은 독일 라이프치히의 성 토마스 교회에서 열린 바흐 250주년 기념 연주회 클립이다. 성 토마스 교회는 바흐가 생전 cantor 로 일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자세한 내용은 위키피디아를 : http://en.wikipedia.org/wiki/St._Thomas_Church,_Leipzig
지휘자는 바흐 이후 16번째 Thomaskantor 인 Georg Christoph Biller.
Thomaskantor 는 Thomanerchor 를 이끄는(lead) 사람.



<< 13. Credo in unum Deum (Chorus)
14. Patrem omnipotentem (Chorus)
15. Et in unum Dominum (S-A)

Ruth Ziesak, soprano
Anna Larsson, alto
Christoph Genz, tenor
Dietrich Henschel, bass

Herbert Blomstedt, Gewandhausorchester & Kammerchor Leipzig >>

가장 어울리는 감상 시간은 해뜨기 전 새벽녘쯤이라고 생각한다. 시골의 대청마루가 있는 집의 마루에 누워서, 여름철 새벽의 찬 공기를 느끼면서, 어스름한 미명을 바라보면서 들으면 좋을 것 같다. 한번 더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새벽녘이 되면, 이성은 저 멀리 날아가고, 감성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모양이다. 새벽미명이라면, 이같은 서양의 교회 음악도 좋고, 그게 이처럼 르네상스 이후의 다성음악이라도 좋고, 그레고리안 성가 같은 중세 교회의 단성음악이라도 좋다. 김영동선생의 대금 산조도 좋다. 심지어 정태춘씨의 허한 목소리도 좋다.

잠결에 이같은 교회 음악을 듣게 되면 매우 신비로운 느낌이 든다. 어렸을 적 몇번인가 밤에 라디오를 듣가 그냥 잠들었던 적이 있었다. 다음날 새벽, 잠결에 아침 라디오의 클래식 음악 방송에서 방송해 주는 그레고리안 성가를 들었을 때는 생전 처음 느껴보는 느낌에 마냥 신기하고 기쁘기만 했었다. 우연히 음악이 나한테 "찾아 온" 경우라고 하겠다.

이젠 그같은 신비한 느낌을 받는 일은 자주 없긴 하지만, 그래도 이 곡을 들으면 가끔씩 그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어서 매우 좋아하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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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지고 있는 음반은 필립 헤레베레의 음반으로, 지금 삽입된 비디오 클립보다 약간 더 빠르고 선명한 느낌이다. 파일을 올리려고 했으나, 저작권때문에 올릴 수는 없고 (물론 파일명을 변경하면 올라가지만...) 앨범 커버만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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